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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심원속에 숨어 있던 병이

살랑살랑 솟아 오르는 풀잎마냥

솜털을 달고 기어나온다.

매년 찾아오는 봄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조금만 허락하는

이 병은

편향된 내 삶 마냥


눈을 감아본다.

어두움,

네온같은 반짝거림.


첫 번째로 기억하고자 눈을 감으니

마누라의 옆모습이 그려진다.

애처로운 눈으로 날 바라보는

마누라의 옆모습이 그려진다.


두 번째로 기억하고자 눈을 감아본다.

딸과 아들을 더듬거리며

얼굴을 그려보는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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