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복잡해지고 자본주의 논리에 따른 병폐가 심해지자, 사회 일각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 간
의 대립적 관점 즉 이데올로기를 주장하게 된다. 한 시대 그 사회의 현상을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
고 파악한 예술가들 역시 이데올로기의 논리를 간과하지 않았다.
1. 귀스타브 쿠르베(Courbet, Gustave. 1819-1877)
바르비종파의 화가로 출발하여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실주의 예술가가 쿠르베이다. 그는 단순한 시골의 서정적인 풍경을 화폭에 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그림을 통해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표현한 예술가라고 볼 수 있다. 쿠르베는 1871년 파리코뮌(Paris Commune : 1871년 3월 28일부터 5월 28일 사이에 파리 시민과 노동자들의 봉기에 의해서 수립된 혁명적 자치정부) 때 나폴레옹 1세 전승을 기념하는 동상을 파괴했다는 책임으로 투옥되었다가 석방 후 스위스로 망명하여 객사하는 불우한 생을 마감한 화가이다. 그래서 쿠르베의 그림은 사회주의의 성향이 아주 짙게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1) 쿠르베의 <돌을 깨는 사람들>1849년. 160 x 259 cm. 드레스덴 국립박물관(제 2차 대전 중 소실)
이 그림은 1849년에 그려진 작품이다. 이 시기는 한참 공산주의 선언을 비롯해서 사회의 계급갈등이 야기되었던 시대였다. 쿠르베가 그린 이 그림은 드레스덴 국립 박물관에 소장되었던 것이나, 안타깝게도 2차 세계대전 때 소실되었다.
* 그림 제시 : 01. 쿠르베의 <돌깨는 사람들>
이 그림은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에서 힘든 노동을 행하는 노인과 청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들의 옷은 해져서 볼품이 없다. 옷 여기저기 구멍이 나있고 신발과 바지도 다 떨어져 버렸다. 이런 모습이 이들의 고단한 삶을 증명하며, 이들이 바로 당시 계급 갈등의 주역으로 부각된 프롤레타리아 계층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행하는 노동은 밀레가 묘사한 노동과 다르다. 밀레는 인간의 노동이 성스럽고 숭고한 행위임을 드러냈다면, 쿠르베가 표현한 노동은 사회의 제도권에서 소외당한 비참한 이들이 노동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화면에는 힘든 노역의 도구인 지게와 곡괭이들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그들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약간의 볼품없는 집기류가 널려있다.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돌을 깨는 익명의 노인과 다 떨어진 옷을 입고 깨진 돌 바구니를 무릎으로 받쳐 드는 청년의 뒷모습에서 우리는 이들이 사회주의 이념에 따른 혁명 주체로서의 프롤레타리아트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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