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의 <삼종기도(The Angelus)>(1857-59년. 캔버스에 유화, 0.55x0.66m. 파리 오르세미술관)
밀레의 다른 대표작 <삼종기도>, 흔히 <만종>이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저녁나절 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을 묘사한 것이다.
* 작품 제시 : 06. 밀레의 <삼종기도>
삼종기도란 그리스도의 강생과 성모마리아를 공경하는 기도로, 저녁시간의 기도는 바로 감사와 하루의 노고에 대한 휴식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지금 이 그림의 하늘에는 황혼의 붉은 여운이 감도는 것이 하느님께서 명한 휴식과 감사의 시간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시간 그림에 표현된 두 부부는 집으로 돌아갈 줄 모르고 남들이 이미 다 수확하고 난 뒤의 감자밭을 뒤지고 있다. 그 자태 보아 이들은 온종일 이 땅에서 노동을 한 듯하다. 이런 쉼 없는 노동의 여정에서 삼종기도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이들은 모자를 벗고 겸허하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남자의 모습을 보자. 남자의 머리를 보면 오랜만에 모자를 벗었는지 모자에 눌린 자국이 머리에 선명하다. 그리고 그가 입은 바지는 길이가 짧다. 이 바지는 자기 것이 아닌 것이다. 신발도 밭을 갈면서 신을 수 있는 용도의 것이 아니다. 여인의 모습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이들의 가난한 모습과 고된 노동 속에서 우리가 보는 것이 무엇인가? 험한 삶 속에서 이들이 잃지 않은 경건한 신앙심이다.
이와 같이 밀레는 농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행하는 노동의 가치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게 흙과 더불어 살아나가는 농민들의 소박한 모습, 그들의 참된 인간성, 종교적 신앙심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스스로를 ‘농부의 화가’라고 칭했던 것처럼 농부의 삶 자체를 표현하려고 했던 화가의 면모가 이렇게 드러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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