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술의 이해-권용준교수

니콜라 푸생-세월이라는 이름의 음악과 춤 2

니콜라 푸생 - 세월이라는 이름의 음악과 춤 中 주변의 이미지

 

 

 

주변 이미지

 

 

 <<작품 감상 : 야누스 >>

 

 이런 인간의 일시적 욕망에 경종이라도 울리려는 듯 그림에는 영원하고 찬란한 영광을 나타내는 이미지가 있다. 그림의 좌측에는 돌기둥에 새겨진 두 얼굴의 신이 있다. 이 석상의 신은 로마신화의 야누스로 최고의 신이자 두 방향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문(門)의 신이고, 한 주기(週期)의 시작을 알리는 신이다. 그의 젊은 얼굴은 미래를 응시하며 늙은 얼굴은 과거를 바라보고 있어 영속의 시간 속에 존재함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이 석상을 장식하고 있는 화려한 꽃은 그와 반대로 인간의 욕망의 속성인 일시성을 나타낸다. 이처럼 이 작품은 영속적인 것과 일시적인 것의 조화로운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 작품 감상 :  아폴론과 아우로라 >>

 

  또한 이런 인간의 유한한 삶과는 대조를 이루어 하늘에는 태양신 아폴로가 영원을 나타내는 원반을 들고 있다. 그는 세상에 빛과 질서를 부여하는 이성과 합리의 신이다. 바로 세속적 인간의 삶과는 다른 진정한 영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폴로의 전차를 따르는 여인들은 그의 시종이자 계절의 요정인 호라이들이다. 이들 또한 모래시계로 대변되는 일시적인 춤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는 원무를 추며, 이들의 춤이 전경의 춤과 대조를 이룬다. 또한 이들 앞에서 전차를 인도하는 여신이 새벽의 신 아우로라로 아폴로의 동생이다. 그녀는 아침의 문을 열고 밤의 어두운 구름 속으로 돌아가며, ‘장미의 손’으로 꽃을 흩뿌리면서 아폴로의 영광을 찬양하고 있다.

 

 

* 그림의 의미

 

 이쯤 되면 푸생이 이 그림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이 한 세상 살면서 부와 사치의 삶을 위해 가난을 기피하고 근면한 삶을 영위하나, 이런 인간 사고와 행위는 하늘의 영광 혹은 역사라는 영속된 시간에 비추어보면 한낮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다는 경종을 울리며, 영원히 변치 않는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푸생은 이런 자신의 의도를 치밀하게 계산된 구도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바로 원과 삼각형 구도인데, 그림 속의 춤추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원이 그림 양쪽의 기둥 하단과 하늘의 아폴론이 만들어내는 삼각형 안에 자리 잡고 있음으로써 세상의 진정한 조화를 시각적으로 확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푸생 그림의 핵심은 고결한 인간의 행위와 사유를 읽어내는데 있으며, 그 행위와 사유가 완전하고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하듯 그는 이 이상을 전혀 하자 없는 완전한 기하학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