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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이해-권용준교수

메멘토 모리 - 한스 홀바인( 외국대사들) 2

한스 홀바인 - 외국대사들

 

Hans Holbein the Younger, 「The Ambassadors」, 1533년. 목판 위에 유화, 207 x 209.5 cm, National Gallery, London

 

 

* 그림의 오브제 ( 2단 탁자 위의 오브제들 )


과학의 시대를 암시하는 물건들이다. 이 시기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3차 및 4차 방정식이 발견된 기하학의 시대이자 질병의 감염경로가 밝혀진 시대이기도 하다. 이 시대에 중세의 천사가 무슨 가치가 있었겠는가? 이 오브제들의 양편에 있는 두 사람은 기독교의 성인이나 영웅을 대체한 인물들로 근대사회의 도래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 상단    

탁자의 상단부에는 천문학과 시간의 측정 등 천체를 연구하는 도구가 놓여있다.

천구의 : 닭이 독수리를 공격하는 형상이 암시되어 있다. 닭은 프랑스의 상징으로 그 원류인 갈라시아(Galacia)를 의미하며, 궁극적으로는 유럽에서의 프랑스의 우위를 예고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오브제는 태양계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는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적 학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천문학적 계산을 위해 사용되었다.

휴대용 해시계 : 놋쇠로 된 해시계로 당시 양치기 목동이나 항해사들이 휴대하던 것이다.

사분의(四分儀) : 태양 빛의 각도 측정기. 항해 시 고정된 별들의 위치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항해하는 배의 위치를 계산하는 항해도구이다.

다면 해시계 : 과학의 발전에 의한 발견의 시대가 왔음을 의미하는 오브제로, 시간이 콜럼버스가 대륙을 발견한 1492년에 맞추어져 있다.

토르가툼 : 태양이나 별 등 천체의 위치를 측정하는데 이용된 천문도구로 측정 날짜와 시간을 기록할 수 있다. 이 그림이 제작된 1533년 4월 11일로 맞추어져 있다.

 

                                                              그림 - 하단과 원속의 줄  

                                 


탁자의 하단부에는 지상의 지식세계를 의미하는 오브제가 열거되어 있다.


지구의 : 드 댕트빌이 출생하고 지배하던 프랑스의 폴리시(Polisy)가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이 소장될 장소이기도 하다. 2척의 배는 1522년 유럽을 놀라게 한 마젤란의 세계일주 항해를 암시

수학책 : 상인들의 교육을 위해 1527년 출간된 수학 교습서로 대사들이 받은 근대적인 교육과 지식수준을 암시한다.

삼각자와 컴퍼스 : 지도제작의 도구들로 당시 발달된 지도제작 기술양상을 의미.

류트와 피리 : 일반적으로 악기는 조화를 상징하며 여기에서는 신교와 구교의 화해를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류트의 줄 하나가 끊어져 있다. 이는 뒤에 있을 구교와 신교간의 불화를 예고하며, 종극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찬송가 : 왼쪽 페이지는 루터교의 합창 <성령이여 오소서>의 악보이며, 오른쪽은 구교의 교리를 토대로 한 <십계>의 악보이다. 이는 구교와 신교의 조화로운 화해를 열망하는 화가의 염원을 표현한 것이다.

모자이크 문양의 바닥 : 웨스트민스터 대사원 성소 바닥의 디자인을 정확히 재현.

커튼의 십자가 : 그림 좌측 상단의 커튼에 가려진 은제 십자가는 대사들의 운명, 지적 추구, 국익 등을 주관하는 그리스도의 존재를 암시하는 동시에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죽음을 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