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클래식-허영한교수

미니멀리즘 음악

* 미국 20세기 음악의 대표적인 경향인 미니멀리즘 음악


미니멀리즘이란?

20세기 예술사조 중 하나로 예술적 소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만을 사용하는 경향을 뜻한다. 보통 미술과 음악에서 널리 사용되며 문학이나 영화에 적용되기도 한다.


미술의 미니멀리즘

 그림의 경우에는 최소한의 색을 사용하여 단순한 도형적 이미지를 구현한다. 기존의 그림이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미니멀리즘은 추상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대표적인 화가로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 1936-)와 조각가인 칼 안드레 (Carl Andre, 1935-) 등이 있다.

<안드레의 나무를 사용한 작품>

           

방사형 톱으로 깍아낸 나무작품(1959)       최후의 사다리 (1959)

      

음악의 미니멀리즘

음악의 미니멀리즘은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 장시간 미세한 변화만 주는 반복의 음악, 진행은 없이 정체되어 있는 듯한 음악, 지속적인 강한 비트의 음악 등이다.

미니멀리즘 음악의 창시자로 알려진 라 몬테 영(La Monte Young, 1935-)은 동양 사상에 영향을 받아 명상 음악을 염두에 두고 한 음이 오랜 시간 지속되는 작품을 만들었으며, 미니멀리즘 작곡가들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방식의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 연주단체가 기피하는 인물이었고 결과적으로 이들은 자신의 음악을 연주할 연주단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미니멀리즘 음악이 주류에 편입된 이후 일반 오케스트라도 그들의 음악을 연주하게 된다.

 

* 미니멀리즘 음악과 20세기 미국 문화

 미국의 60년대 문화는 히피 문화 등으로 불리는 대안 문화가 30년대와 40년대에 태어난 20-30대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히피 문화는 미국의 기존 가치에 대한 반항으로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비쳤다. 개인적 성공보다는 공동체적 삶, 도시적 삶보다는 유목민적 삶을 강조하였으며 자연스럽게 동양의 종교와 사상에 몰입했다.

 

미술과 음악의 미니멀리즘 작가들은 60년대에 본격적으로 미니멀리즘 작품을 내놓기 시작했으며 이는 미국의 60년대 전반적인 문화의 변화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초기 미니멀리즘 작곡가들은 동양이나 아프리카의 비서구적 사고에 매료되었다. 히피 문화의 본산지라고 하는 미국 서부의 샌프란시스코는 음악의 미니멀리즘 작곡가들이 주로 활동했던 곳이다.


대중문화와 예술의 접목

음악 미니멀리즘 작곡가들은 의도적으로 대중음악을 모방함으로써 기존 현대음악계에 반항하였다. 미니멀리즘 작곡가들은 전기기타나 키보드, 색소폰 등 기존 클래식 음악에서는 보기 힘든 악기들을 과감히 사용했고 이들의 연주회장에서는 앰프와 스피커도 쉽게 볼 수 있다. 미니멀리즘 음악의 이러한 대중음악적 성향은 젊은 청중들에게 크게 어필하였다. 또한 음악의 미니멀리즘은 동시대 미술의 상반된 경향을 모두 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팝 아트와 미니멀리즘 미술의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같은 미니멀리즘 작가들이라고 해도 음악과 미술은 그 예술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미술은 19세기부터 이어져온 예술적 가치관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미니멀리즘 작품을 만들었다면 음악은 그와는 반대로 예술적 가치관을 전복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미술의 미니멀리즘과 상반되는 미학관을 보인 팝아트 운동은 대중문화를 적극 수용하였다. 대표적인 작가인 앤디 워홀은 대중적 이미지를 활용한 작품을 만들었고 벨빗 언더그라운드 (The Velvet Underground)와 같은 록그룹의 매니저 역할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음악의 미니멀리즘은 그 정신에 있어서 미술의 팝아트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림: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활용한 작품


결론적으로 20세기 후반의 현대음악은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던 미국 대중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그 결과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가 흐려졌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연주 단체가 바로 크로노스 현악사중주단이다.

<크로노스 현악4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