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상> 분석
(다윗상 :1501-1504년, 대리석, 높이 540 cm, 피렌체 아카데미아)
◆ 작품의 연원
미켈란젤로의 <다윗상>은 1501년에 피렌체대성당의 지도자들이 의뢰한 것으로, 26세의 미켈란젤로가 3년 만에 완성한 것이다. 그는 피렌체파 대리석 조각가인 두치오(Duccio. 1418-1498)가 결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대성당 작업장에 버린 6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대리석을 사용하여 이 작품을 완성했으니, 미켈란젤로의 천부적 재능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다윗은 구약성서 <사무엘 상> 17장에 나오는 소년 영웅으로, 적군의 거인 장수 골리앗을 돌팔매로 쓰러뜨린 인물이다.
◆ 작품의 조형성 : 힘의 역동성과 완전한 해부학
이 작품은 골리앗의 머리를 발밑에 두고 손에 칼을 쥔 승리한 젊은이의 모습이라는 관례적 표현 방법에서 벗어나, 막 돌을 던지려고 하는 순간의 나체의 청년상으로 묘사되었다.
전체적인 포즈는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으며 얼굴은 노기충천하고 시선은 예리하고 날카롭다. 두 다리의 포즈는 전형적인 콘트라포스토이다.
오른 손과 발은 수직으로 지면에 고정되어 있지만, 왼손은 돌팔매를 잡기 위해 올려져 있고 살짝 들린 왼발은 다음 행동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하체에 비해 상체는 지극히 경직되고 긴장된 모습이다. 목덜미 근육이 뻣뻣하게 서있고, 돌을 던질 오른 팔과 손은 잔뜩 힘이 들어 핏줄과 근육이 곤두서있다. 그 팔의 힘에 어깨가 아래로 내려앉은 느낌이다. 즉 부드러운 하체에 비해 긴장감으로 충만한 상체구조이다.
이런 힘의 역동적 구도를 통해 나타난 근육의 모습은 해부학적으로 완벽하다. 상체의 근육은 잘 단련된 육상선수의 근육으로, 흉부와 복부 등의 근육이 매우 적절한 조화의 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각 관절의 모습 역시 정확하고 세밀한 관찰을 토대로 한 것이다.
지금 복부의 양쪽이 함몰된 것이 힘으로 충만한 상체 근육의 구조와 더불어 이 순간의 시각적인 긴장감을 유발시키고 있는 것을 보아, 이 작품은 완벽한 해부학과 리얼리즘에 입각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순간이 지나면 어떤 행위가 벌어질까.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심판의 손인 오른손이 악의 편인 왼쪽을 향해 응징의 벌을 내릴 것이다. 대결 전이 상황이지만 상황은 급박하게 변할 것이며 곧바로 승리를 장식하는 탄성이 들릴 것이다.
◆ 왜 완전한 육체의 아름다움인가? : 지고지순한 천상의 이미지를 위한 신플라톤주의
이처럼 이 작품은 정지된 고요한 이미지가 피바람이는 역동적인 힘과 분노하신 하느님의 계시를 동시에 잉태하고 있는 정중동(靜中動)의 이미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윗상>의 조형적 구조는 절대미를 향한 인간 인식의 산물로 시각적 리얼리즘을 향한 인간의 진일보한 면모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거역할 수 없는 하느님의 섭리와 계시를 표현하고 그 지고지순한 천국의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해서 어찌 이처럼 완전하고 이상적 아름다움을 통하지 않을 수 있겠냐마는, 여하튼 그 시각적 사실성은 합리성을 내세우는 인간 이성 활동의 결과임에 틀림없다.
압제자에 대한 공화국 승리의 상징으로 수세기 동안 피렌체공화국 시청사 입구에 세워졌던 이 작품은 현재 보존상의 이유로 피렌체 아카데미 건물 내부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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