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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이해-권용준교수

모나리자 - 풍경

「모나 리자」와 풍경

모나리자의 신비성은 그 배경의 풍경에 의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풍경은 비현실적 이미지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화가의 상상에 의해 그려진 것임에 틀림없다. 마치 동양의 산수화에서 볼 수 있는 경관이 아닌가?

 

좌측의 풍경은 계곡 속에 사행으로 형성된 도로가 지평선상에 세워진 뾰쪽한 산봉우리를 향하고 있다.
구불구불한 사행길은 진리와 덕의 험한 여정을 암시한다.

 

우측의 풍경은 격렬한 물이 흐르는 강 위의 다리가 눈에 띈다. 다리는 진리와 덕을 추구하는 맑은 영혼의 준엄한 결단을 의미한다

 

뿌연 안개에 의해 희미해진 산 = 먼 산은 점점 희미하게 보임

이는 공간(대기)원근법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는 크기가 줄어들 뿐 아니라 원래의 색도 변하여 흐릿해진다. 그래서 멀수록 형태와 대기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그 형태를 구체적으로 분간하기가 어려워진다. 마치 물감을 문질러 놓은 것처럼 주변이 하나로 뒤섞인 표현의 원근법을 말한다. 스푸마토에 의한 원근법으로 몽상과 신비의 감정을 유발시키고 있다.

 

다 빈치는 이러한 대기 원근법을 「모나 리자」에 적용시켰다. 멀리 농경지와 하늘색이 합쳐져 칙칙한 색으로 섞이고 있으며, 산마루의 윤곽선과 계곡의 굴곡도 사라져 밋밋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 풍경은 좌우측의 시평선(視平線)이 맞지 않아 관객의 시선이 그림의 좌측에서 우측으로 옮겨질 때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분위기를 접하게 된다. 그 분위기에 리자의 오른쪽으로 쏠린 눈동자 때문에 그 역동성은 더욱 배가되며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르네상스 전성기는 가시적 세계를 화폭에 담기 위해 명암법과 원근법, 해부학이라는 회화의 기본 기법을 완성시킨 시기로 리얼리즘의 토대를 이루었다.
「모나 리자」는 이러한 르네상스 전성기를 촉발시킨 작품으로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담아내고 있으며, 해부학과 명암법, 대기 원근법에 의거한 사실적 표현, 빛의 효과를 통한 신플라톤주의라는 시각적 요소와 정신적 요소를 동시에 지닌 르네상스의 전형적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