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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이해-권용준교수

그리스인들의 생활방식과 조형미

 그리스인들의 생활방식과 조형미 : <아름다운 그릇에 훌륭한 음식이 담긴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지향했던 예술의 목표는 가장 이상적인 인체의 모습을 재현하는 일이었다. 이는 인체를 미와 진리의 근원으로 보는 인간중심적 사상에 근원을 둔 것으로, 대부분 나체 형상을 취하고 있다. 나체 형상의 추구는 ‘근원적’ 미를 파악하려는 그리스인들의 조형의지를 대변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리스인들은 왜 완전하고 아름다운 인체의 미를 표현하고자 했는가? 이들에게 아름다운 육체란 곧 건강한 신체를 의미하며, 건강한 신체란 곧 건전한 정신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건강한 신체를 갖기 위해 육상 등의 운동을 일상화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단련한 육체를 선보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육상경기를 벌였다. 이런 육상경기에서 우승한 사람은 예술작품의 모델이라는 영광이 주어졌다. 예를 들어 미론의 <원반 던지는 사람>이나 폴리클레이토스의 <창을 맨 남자>의 모델이 바로 경기의 우승자들이다.


이런 아름다운 육체를 갖는다는 것은 단순한 미의 추구가 아니라, 단련의 과정을 통한 정신의 수련과 연관이 있다. 바로 건강한 신체를 통해 건전한 정신을 지니는 것으로,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지닌 육체의 모습이 온건한 정신의 조화를 의미했던 것이다. 달리 말하면 신체의 아름다움이 곧 정신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으로, 아름다운 그릇에 훌륭한 음식이 담긴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스인들이 육체를 통해 정신을 단련한다는 숭고한 의지의 결산이 바로 그 누구도 그리스의 승리를 예견하지 못했던 기원전 5세기의 페르시아 전쟁일 것이다. 그래서 이 전쟁을 우리는 ‘그리스인의 정신의 승리다’라고 이야기하며, 헤겔은 정신의 우위가 물질의 우위를 누른 인류 최초의 전쟁이라고 말하였다.


바로 이 전쟁의 승리를 알리기 위해 한 병사가 마라톤 광야에서 약 40km를 달려 아테네 시민들에게 ‘우리가 이겼노라’고 외치고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지 않았는가? 오늘날 행하는 마라톤 경주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생긴 것이다. 이 페르시아 전쟁에서 그리스가 승리함으로써 아테네의 문화는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테네의 번영은 예술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시기의 예술이 헬레니즘 예술로, 인간의 육체를 소재로 했던 고대 그리스 예술사상 전성기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형식미를 구사했던 헬레니즘 예술의 목표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가 있다. 첫째는 가장 완전한 이상미를 추구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인간의 관능미 혹은 세속미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일상적 아름다움의 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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