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가벼운 병이 어디 있다고
그리도 가볍게 생각했던가
가벼운 생각은 친구의 아픔에도
반응하지 않고
희희낙낙하는 시간들을 보낼뿐.
뒤통수를 후려갈기 듯
친구의 병이
위중한 상태임을
뒤늦게 알아채리곤
울분과 속상함에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는 내모습은
친구의 아픔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고
친구의 아픔을 몰랐던
내 아픔에 반응하는 것이여서
그 모양새가 역겹다.
진정하고 호흡해보고
도움이 될 길을 찾아봐야 하는데
그 도움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일방적인 전달만 될까봐
두렵기도 하다.
몰랐던 속죄를 또 아픔으로 건네줄 수 없기에
차분히 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또 알아보고, 연락해보고, 수소문해보고
친구를 위할 일을 찾아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