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밤가시

엄마 무덤가 옆

아름드리 커져 버린 밤나무에

송이송이 맺혀있던

밤송이가 떨어지고

그 색이 바랜다.


무덤가에 있는 밤송이가

엄마를 누르고 있는 듯 하여

치우다가 손등에 밤가시가

많이도 박혔다.


아리고 피가 날 뿐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밤가시는

살 속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다.


그래. 그러려니

시간은 그러려니

상처로 곪아간 손등에서

가시가 하나 둘씩 나온다.


왈칵!

엄마가 빠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