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백혈구 헌혈기-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울대병원에서..
백혈구 헌혈.
아마 헌혈을 많이 해본 사람들도 백혈구 헌혈에 대해서 아는 별로 많이 안계실겁니다.
대부분의 헌혈자들이 적십자에서 운영하는 헌혈의집이나
한마음혈액원에서 운영하는 헌혈카페에서 헌혈을 하거나
아니면 헌혈버스나
단체헌혈등을 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하게되는
백혈구헌혈을 접하기란 쉽지않을것입니다.
백혈구헌혈을 시행하는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지난 4월에 견학간 일본에서는 백혈구헌혈이 없어진지 꽤 됐더군요.
백혈구헌혈 대신 약물을 이용한 치료를 한다고 하는데 아마 우리나라에서 그러지 못하는건 보험이 안되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이 백혈구헌혈은 병원에서만 할 수 있고
그 이유는 헌혈전에 의학적인 조치 즉 백혈구 증폭을 위한 일련의 행위들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혈소판 헌혈이나 전혈과같은 헌혈의 경우 내 몸속에 있는 혈액을 타인에게 줘도 충분하기때문에 그런 행위가 일어나지 않지만
백혈구 헌혈의 경우 수혈자가 필요로하는 요구량을 위해서는 헌혈자의 백혈구를 증폭해야만 합니다.
어떤 경우는 주사를 맞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경구용 약을 먹기도 하죠.
아래는 대한수혈학회에서 발췌한 백혈구제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⑷ 백혈구제제
백혈구제제에는 전혈유래의 농축백혈구, 백혈구성분채집술에 의한 성분채집백혈구, 백혈구 성분중에서 림프구만을 모은 성분채집림프구 등이 있습니다. 전혈유래의 농축백혈구는 백혈구 함량이 너무 적어 실제 치료에 이용하기에는 부적합하며, 대개 성분채집백혈구를 많이 이용합니다. ㈎ 성분채집백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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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대부분 위급을 요하겠지만.
백혈구를 필요로 하는 분들은 혈액 그 자체를 구하기 어렵고 또 그 혈액이 보다 더 빨리 수혈자에게 전달되야 된다는 점에서 다른 수혈자들에 비해 더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백혈구 헌혈기를 써 내려가겠습니다.
12월18일 다음 헌혈카페에서 백혈구 구하는 글을 접하고 보호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동안 혈색소수치(빈혈의 가능성을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는 수치)가 낮아서 병원에서만 하는 백혈구헌혈을 자제했는데
헌혈주기를 많이 늘리고 쉬었더니 많이 좋아져서 헌혈하기에 최적인 상태가 되더군요.
적절한 날짜를 12월24일로 잡은 뒤
19일 병원을 방문해서 검사를 했고
주의사항과 헌혈실 연락처가 있는 쪽지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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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같으면 검사결과가 합격이어야 백혈구 촉진제를 투여하던가 약을 줄텐데
저는 그날 환아 병실쪽 간호실에 가서 약을 받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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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환아 보호자인 어머님을 대면하게 됐네요.
전 병원에서 헌혈할 경우 가급적 보호자되시는 분들을 안봅니다.
보호자께서는 환자를 보호하는데 집중해야하고
또 환자 보호자가 헌혈자에 대해 고마워하시는거야 당연한 것이겠지만
혈액을 비롯한 대부분의 장기들의 기증들 역시 주는자와 받는자가 서로 모르는 것이 원칙이기에
알게될 경우 본의아니게 금전이라든지 기타 보호자측에서 제공하는 것들이 생길 수 있기에
전 헌혈장소에도 오시지 말라고 하고
헌혈에 대한 관심을 요청하곤합니다.
어쨌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알약 4알씩 3봉지를
헌혈 전날인 23일 오후 3시/ 오후 8시/그리고 24일 오전 8시에 먹은 후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30분경
헌혈을 하기전 적어야 할것들이 있는거 아시죠?
헌혈의집에서 적는 것과 같은 문진표도 적고
또 하나를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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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구 헌혈을 할때는 항응고제는 물론이고 적혈구 침강제라는게 투입이 됩니다.
이 두가지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에 여기에 인지한 후 헌혈 동의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죠.
자 이렇게 다 적고 드디어 헌혈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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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이는것과 같이 양쪽팔에 바늘을 꼽고
한쪽에서는 혈액을 빼내고
이를 기계에서 잘 분리한 뒤
다시 다른 팔쪽 집어넣게 됩니다.
당연히 양쪽 중 나오는 쪽 혈액이 들어가는 쪽 혈액보다 더 따뜻하죠.
그리고 들어가는 쪽 팔은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도록 휘어지는 바늘이 꽃혀있습니다.
그렇지만 장시간 팔을 접고 있게되면 기계에서 부저가 울리며 서게되죠.
이렇게 2시간 30분 가량 헌혈을 마치고(정말 길죠? ㅎㅎ)
지루합니다.
그리고 헌혈의집처럼 헌혈하기에 편하지도 않습니다.
헌혈의집은 헌혈자를 위한 장소고
병원은 환자를 위한 장소이기 때문이겠죠.
자다 깨다 반복을 하니 헌혈이 완료됐네요.
자 보이는 혈액이 백혈구 헌혈을 한 혈액의 색깔입니다.
어?
이상하다구요?
백혈구도 빨간색이냐구요?
백혈구는 당연히 하얀색이죠.
그렇다면 답은?
예 맞습니다.
적혈구가 적게나마 섞여있습니다.
"는 물보다 진하다" 는 말은 적혈구때문에 생긴말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얼마 안되는 적혈구 때문에 백혈구 헌혈한 혈액백의 색깔은 붉은색을 띄게됩니다.
이렇게 헌혈을 마치면 음료수와 헌혈증서를 마찮가지로 받게되죠.
그런데 헌혈증서 맨 앞자리를 보시면 20으로 시작되죠?
병원에서 헌혈하게되면 이렇게 숫자 20이 기록됩니다.
그리고 헌혈증서에 무슨 헌혈을 했는지 기록이 안되는데
그건 또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헌혈정책에서 백혈구 헌혈은 빠져있기 때문이죠.
혈장/혈소판/전혈만 하는 정책에서
뱅원 헌혈 백혈구 헌혈은 빠져있죠.
기준도 수혈학회에서 정해주지 않아서
병원마나 백혈구 헌혈을 하는 절차가 제각각입니다.
좀 아쉽죠.
수년전부터 여기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 달라고 얘기했는데 아직도 제자리네요
앞으로 백혈구 헌혈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정이 만들어져서 헌혈자와 수혈자 그리고 병원 모두 혼선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헌혈을 마치고 나오는 길
크리스마스 트리가 시절을 알려주는 군요.
밖에 두꺼운 외투를 입고 병원을 오가는 분들.
겨울 병원은 쓸쓸함을 더해주는군요.
★글을 마치며
백혈구 헌혈은 보시는것 처럼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보통 3차례 방문(검사/투약/헌혈)을 해야하고
헌혈에 걸리는 시간이 무려 2~3시간 기타 시간까지 포함하면 3,4시간은 할애해야하죠.
게다가 헌혈전날부터 몸관리와 투약을 해야하구요.
이렇게 채혈된 혈액은 수혈자에게 최대한 빨리
아무리 늦어도 12시간 이내에 수혈되는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합니다.
그래야 수혈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이런 어려운 헌혈을 할 사람을 찾는 수혈자측에서는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충분히 짐작이 가실겁니다.
예전처럼 혈소판 공여자를 구하는 상황이 아니라는게 그나마 위안이 될것 같습니다.
보통 백혈구는 수혈자에게 있어 제거의 대상이 됩니다.
적혈구를 수혈받던
혈소판을 수혈받던
백혈구는 적을 물리치는 첨병이기에 타인의 백혈구가 수혈자를 공격할 수 있기에 제거의 대상이 되죠.
이런 제거의 대상을 받는 수혈자.
수혈 이외의 방법이 없기에
마지막 방법으로 수혈을 택하는 수혈자
그 수혈자를 생각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백혈구 헌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특히
남자분들
건강한 남자분들
감염질환이나 위험지역을 다녀오시지 않은 남자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다회헌혈로 인해 혈색소가 낮은 분들은 그냥 헌혈의집에서 주기적으로(물론 주기를 좀 늦춰야겠죠?) 헌혈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제가 헌혈한 환아의 부모님께서 또 전화로 부탁을 하실 수 있기에
앞으로도 몸관리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